[앵커]
물 한 방울이 아쉬울 만큼 가뭄이 극심한 요즘, 수천 톤의 물을 가둬놓고도 전혀 쓰지 못하는 댐이 있습니다.
바로 강원도 평창 도암댐인데요.
수질 오염 때문에 17년째 전기 생산을 위한 방류도 못 한 채 애물단지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송세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오대산에서 시작해 동강으로 이어지는 송천 줄기에 지은 '도암댐'.
현재 댐에 차 있는 물은 3천만 톤으로 강릉시가 생활용수로 1년 넘게 사용하고도 남을 양입니다.
극심한 가뭄에도 물을 댐에 가둬놓고 있는 것은 발전 방류가 17년째 멈췄기 때문입니다.
유역변경식인 도암댐은 전기를 만들기 위해선 터널을 통해 물을 강릉 쪽으로 보내야 합니다.
하지만 1990년부터 시작된 방류로 인해 강릉 남대천이 오염되자 지역 주민의 반발로 지난 2001년부터 방류가 중단된 겁니다.
이후 물은 일정 수위를 넘으면 원래 물길인 정선 쪽으로 흘러가도록 했지만, 하류 하천은 오염에 시달린 지 오래입니다.
[댐 하류 주민 : 댐 막고는 (관광객이) 하나도 안 오잖아요. 물도 못 먹고 물고기도 못 먹고 물이 너무 더러워졌다니까요.]
실제로 해빙기와 여름철 댐 수질은 공업용수 수준인 4등급까지 떨어집니다.
댐 바닥에는 농약과 비료, 가축의 배설물 등이 섞인 퇴적물이 많게는 높이 2.5m 넘게 쌓여 있지만, 손도 못 대고 있습니다.
두메산골의 물이 이토록 오염된 이유는 댐 위쪽에 대규모 고랭지 채소밭과 목장, 리조트 등이 널려 있기 때문입니다.
환경단체는 사실상 기능을 잃은 도암댐을 이제는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심헌섭 / 강릉시민환경센터 사무국장 : 물을 쓰지도 못하고 재난재해에 대응도 못 하는 도암댐은 해체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에 대해 한국수력원자력은 천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비용 문제 등을 들어 댐 철거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발전 방류나 용수 활용은 언제든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1,200억 원 넘게 투입해 만든 도암댐,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면서 오염물질만 쌓이는 애물단지로 전락했습니다.
YTN 송세혁[shso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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